< 초보운전 이야기 시리즈 > #0. 차만 있으면 될줄 알았어요. https://psmile.tistory.com/9 |
장롱면허로 지낸 지 어언 7년, 운전 기회는 아버지의 새 차 장만으로부터 찾아왔다.
요즘은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계약 후에도 차를 받기까지 꽤나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아버지의 경우 4개월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
즉, 나에게는 아버지의 차를 받기까지 4개월이라는 시간이 주어진 셈이었다.
차를 받자마자 사방팔방 운전을 하고 다니고 싶은 마음에 장롱면허에서 벗어날 계획부터 세웠다.
⊙ 장롱면허 탈출 계획: 실내 운전연습 학원 선택 이유
장롱면허를 탈출할 방법은 크게 3가지가 있을 것이다.
자동차 운전전문 학원 도로연수,
사설 운전연수,
실내 운전연습학원
자동차 운전전문 학원은 운전면허 취득 시절 강사에 대한 기억이 좋지 않아 탐탁지 않았다.
(나는 분명 운전을 배우러 온 것인데 미숙한 운전에 대해 나무라고 권위적으로 가르친 강사 때문에 운전석에 앉아 있는 1시간 내내 불쾌했던 경험이 있다.)
사설 운전연수를 받기 위해서는 자차가 필요했는데, 아직 내게 차가 없는 상황이었다.
(이 또한 강사가 중요하고 비용 또한 적지 않다고 들었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방법은 실내 운전연습 학원이었다.
실내 운전연습 학원은 말 그대로 실내에서 운전연습을 할 수 있는 학원으로, 실제 자동차 운전석과 거의 유사하게 구현된 좌석에 앉아 화면을 바라보며 운전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다.
내가 실내 운전연습 학원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 특징들은 다음과 같다.
① 사고 위험이 없다.
② 자동차 조작방법(핸들링, 깜빡이, 사이드 미러 확인, 기어 조작 등)을 충분히 익힐 수 있다.
③ 운전전문 학원이나 사설 연수에 비해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특히 아직은 도로 위의 속도감이 무서운 장롱면허였기에 ①번 특징이 매우 매력적이었다.
그래서 나는 실내 운전연습 학원에서 운전에 대한 감을 익혀 장롱면허를 탈출하고자 했다.
⊙ 실내 운전연습학원 등록, 수업 진행
(1) 실내 운전연습학원 등록 및 수업 예약
등록 상담을 위해서 집 근처의 실내 운전연습학원에 네이버 톡톡으로 문의를 했다.
방문은 예약 없이 언제든지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래서 편한 시간에 학원을 방문했다.
실내 운전연습 학원은 시간제로 결제를 한다.
보통의 시간제 이용원이 그러하듯 1시간 이용권보다 10시간 이용권이 더 저렴하다.
내가 등록한 이용권은 2종 보통, 6시간으로 가격은 148,500원이었다.
이용권의 유효기간은 3개월이었다.
수업 예약은 카톡, 전화, 문자로 가능했다.
희망하는 날짜, 시간을 문의하면 1시간 단위로 예약을 해주는 방식이었다.
원한다면 2시간 이상 연속으로 예약할 수도 있었다.
별도의 예약 시스템이 있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카톡 답변이 비교적 빨리 오는 편이어서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다.
학원 내에서도 예약이 가능하기에 보통은 수업이 끝난 후 다음 수업을 바로 예약했다.
(2) 실내 운전연습 학원 수업
실내 운전연습 학원은 내가 원하는 수업을 선택할 수 있다.
직진, 회전, 곡선, 고속도로 주행 등의 기능부터 도로주행, 실외/지하 주차 연습까지 프로그램이 갖춰져 있었다.
강사의 도움(수업)을 받을 수도 있고, 홀로 연습에 임할 수도 있다.
나는 주 1회 1시간씩, 6시간을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연습했던 것 같다.
(총 약 1달 반 정도 학원을 다닌 셈이다.)
1. 기능코스(직진, 회전, 곡선, 고속도로) 주행 수업
2. 도로주행 + 주차(후방 주차) 수업
3. 도로주행 연습(혼자) + 주차(후방 주차) 수업
4. 도로주행 연습(혼자) + 주차(평행 주차) 수업
5. 도로주행 + 주차 연습(혼자)
6. 도로주행 + 주차 연습(혼자)
보통 도로주행 1회 연습 시 약 20분 정도가 소요됐다.
그래서 첫 시간 빼고는 1시간 동안 도로주행 2회 + 주차 연습을 주로 했다.
혼자 연습할 때도 때때로 강사가 나의 주행을 지켜보다가 피드백을 줬다.
⊙ 실내 운전연습 학원을 다녀보니...
6시간 동안 연습 후 실제 도로에서 주행을 해보니 장롱면허 탈출을 위해 실내 운전연습학원 활용 시 아래의 장단점이 있음을 느꼈다.
(1) 장점
① 자동차 기기 조작에 익숙해질 수 있다.
: 실제 자동차 좌석과 거의 유사한 환경에서 연습을 진행한다.
좌석 기울기, 핸들과의 간격, 사이드 및 룸 미러의 위치, 핸들의 높낮이까지 모두 조절이 가능하다.
이러한 환경에서 운전연습을 하므로 기본적인 조작법(핸들링, 방향지시등 및 와이퍼 레버, 액셀, 브레이크 등)을 몸에 익힐 수 있다.
특히 나는 처음에 핸들을 잘 못 돌렸는데, 연습을 통해서 많이 개선할 수 있었다.
② 주차 연습에 도움이 된다.
: 초보운전에게 가장 어려운 부분 중 하나가 주차일 것이다.
주차는 공식대로 하면 된다고 하지만 현실에서는 공식조차 익숙지 않기에 어렵다.
이를 사고의 부담 없이 시뮬레이션으로 반복적으로 연습하여 공식을 습득할 수 있기에 실제 차로 주차를 할 때 많은 도움이 됐다.
③ 사고 부담감이 없다.
: 아무리 실수를 하고 사고를 내도 괜찮다.
다 시뮬레이션 안에서 일어난 일이기 때문이다.
④ 원하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연습할 수 있다.
: 다른 차의 눈치를 볼 필요 없이 내가 원하는 코스, 부분만을 반복적으로 연습할 수 있다.
곡선구간, 주차, 고속 운전 등을 집중적으로 주행할 수 있다.
(2) 단점
① 속도감, 주행 감각을 느끼기 어렵다.
: 화면 속 내 차는 달리고 있어도 현실 속 나는 같은 자리에 머물러 있다.
그렇기에 시뮬레이션 중 속도감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연습 중에 과속을 하거나 급정거를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는데 이는 속도감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마찬가지로 주행감각 또한 느끼기 어려웠다.
② 시뮬레이션과 현실의 괴리감
: 시뮬레이션에서는 사고 부담감이 적기 때문일까.
실제와 같이 사이드 미러, 룸 미러를 살피며 주행 연습을 하지만 생각보다 신경을 안 쓰게 된다.
이러한 좋지 않은 버릇은 현실로 이어져 처음에는 주변을 살피는 것을 소홀히 했다.
차선을 급히 바꾸거나 운전 중 딴생각을 하여 함께 동승했던 아버지로부터
"여기는 가상공간이 아니다. 시뮬레이션처럼 운전하면 큰일 난다."라는 소리를 몇 번 들었다.
③ 실내 운전연습 학원도 강사가 중요하다.
: 실내 운전연습 학원은 강사 없이 혼자서도 연습이 가능하기에 자동차 운전전문 학원이나 사설 연수에 비해 강사의 중요도가 낮을 수는 있으나 결국은 배움을 위한 곳이기에 강사가 중요하다.
장롱면허 탈출을 위해 다시 습득해야 할 운전 지식들, 기술들, 공식들은 결국 강사한테 배워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6시간 동안 2명의 강사를 겪어봤는데, 한 분은 괜찮았지만 다른 한 분은 별로였다.
왜냐하면 삼거리에서 우회전 시 좌측 방향지시등을 켜야 한다는 말도 안 되는 연습을 내게 강요했기 때문이다.
(도로교통법 상 자동차의 방향 지시등은 자동차의 진행 방향과 일치해야 한다.)
너무 어이가 없었지만 강사의 지시에 나는 어쩔 수 없이 좌측 깜빡이를 켜며 우회전하는 주행을 해야 할 수밖에 없었다.
나처럼 장롱면허 탈출을 위해 실내 운전연습 학원을 택하는 사람이라면 4~5시간 정도의 연습을 추천한다.
기기 조작을 익히고 운전 공식들을 배우며 사고 걱정 없이 운전연습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시뮬레이션 속의 나는 움직이고 있지만 현실에서의 나는 가만히 앉아있기 때문인지 운전 감각을 익히기는 어려웠다.
그렇기에 장시간의 실내 운전연습은 운전실력 향상에 큰 의미가 없을 듯하다.
시간당 약 2.5만 원이라는 비용으로 장롱 속에 잠들어 있던 기본 주행능력을 일깨우기에는 괜찮은 방법일 수 있다.
그러나 운전 실력은 실제 도로를 다른 차들과 함께 주행을 할 때 키워진다고 생각한다.
(초보운전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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